업무사례

1. 사건의 개요

 

 

 

 

우리 의뢰인은 농사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으로, 장애등급을 받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보다 인지 및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24년 어느 날, 피의자는 인터넷에서 조건만남 광고를 보았다가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12차례에 걸쳐 총 3,000만 원을 송금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수상함을 느낀 피의자는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보이스피싱 일당은 “통장을 보내주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기망하였습니다. 이에 피의자는 자신의 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기면서 비밀번호까지 함께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를 대포통장으로 활용하여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한 후 인출하고 잠적하였고, 그 결과 피의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접근매체 양도)과 사기죄 혐의를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 판심의 조력

 

본 사건에서 우리는 피의자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한 것이 아니라, 조직의 기망행위에 의해 이용당한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여 변호 전략을 수립하였습니다.

① 사기죄에 대한 구성요건적 고의 부재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구성요건을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즉, 피의자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피의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였으며, 대포통장 범죄에 활용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피의자가 통장을 제공한 목적은 단순히 자신의 3,000만 원을 돌려받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려는 정당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사기죄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피의자는 통장을 제공함으로써 아무런 이득도 취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사기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사기 행위를 통해 피고인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였는가’인데, 피의자는 오히려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사기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②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접근매체 양도)에 대한 법리적 검토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양도 또는 대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의 경우, 통장을 영구적으로 넘긴 것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돌려받기 위한 수단으로 일시적으로 제공한 것이었으며, 통장이 불법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피의자의 인지·의사소통 능력이 일반인보다 낮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기망행위에 속아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장하며, 피의자가 이 사건의 실질적 가해자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조직의 희생자라는 점을 부각하였습니다.

 

 

 

 

 

3. 판심의 결과

 

 

판심 법무법인의 적극적인 변론과 증거 제출을 통해, 검찰은 피의자의 사기죄에 대한 구성요건적 고의가 없으며, 단순히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이용당한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피의자가 이를 영구적으로 양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돌려받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여, 결국 본 사건은 불입건으로 종결되었습니다.

본 사건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오히려 공동정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단순히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우며, 전문적인 법률 검토와 적극적인 변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날로 지능화되는 만큼, 피해자들은 자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루되었을 경우 즉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형사사건은 판심, 판심입니다